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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생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제3장

생명의 기원은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생물이 우글거립니다. 눈 덮인 북극 지방에서 아마존 강우림에 이르기까지, 사하라 사막에서 에버글레이즈 습지에 이르기까지, 어두컴컴한 대양의 밑바닥에서 밝은 산봉우리에 이르기까지 생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생물들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요소들을 풍부히 지니고 있습니다.

그 생물들의 종류와 크기와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합니다. 지구상에는 100만 종이나 되는 곤충들이 윙윙거리거나 꿈틀거리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의 물 속에는 2만 종이 넘는 어류가 헤엄치며 활동하고 있는데, 쌀알만한 것이 있는가 하면 트럭만큼 큰 것도 있습니다. 최소한 35만 종의 식물—일부 괴상하게 생긴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멋있게 생긴 식물—이 이 땅을 아름답게 치장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9000종이 넘는 조류가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사람을 포함하여 이 모든 생물이 우리가 생물의 세계라고 일컫는, 변화무쌍하면서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합니다.

그런데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다양성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생물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철저하게 일관된 특징입니다. 지구의 생물을 면밀히 연구 조사하는 생화학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아메바든 사람이든 모든 생물은 핵산(DNA와 RNA)과 단백질 분자의 협력이라는, 외경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상호 작용에 의존해 있습니다. 핵산 및 단백질 분자와 관련된 복잡한 작용이 벌새, 사자, 고래 등의 세포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체 내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도 일어납니다. 어떤 생물에게서나 동일하게 일어나는 이 상호 작용으로 인해 아름답고 다채로운 생물이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다양하면서도 일치 조화를 이룬 생물의 세계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습니까? 사실상, 생명의 기원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어쩌면, 지상에 생물이 전혀 없었던 때가 있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점에 있어서 과학도 동일한 견해를 피력하며, 많은 종교 서적들도 동일한 견해를 피력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견해의 두 출처—과학과 종교—가 지상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는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당신은 아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교육 수준이 천차만별인 수많은 사람들이 지성 있는 창조주, 원래의 설계자가 지상에 생물을 만들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많은 과학자들은 생물이 무생물에서 생겨났다고, 다시 말해서 단계적인 화학 반응을 거쳐 순전히 우연에 의해 생겨났다고 말합니다. 어느 쪽 말이 맞습니까?

이 문제가 우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그리고 좀더 의미 깊은 삶을 발견하는 것과도 별로 상관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이 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매우 기본적인 질문 가운데 하나는,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어디에서 생겨났는가?’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과학 강의는 생명의 기원이라는 좀더 핵심적인 문제보다는, 생물의 적응과 생존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당신은 아마, 생명이 어디서 유래하였는가를 설명하려는 시도들이 대개 다음과 같은 일반화된 말로 설명하고 있음을 보았을 것입니다. ‘수백만 년에 걸쳐 분자들이 충돌하다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생물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러한 설명이 정말로 만족스럽습니까? 그러한 설명이 의미하는 바는, 태양이나 번개나 화산에서 에너지가 나오자 어떤 무생물이 움직이고 조직되어서 마침내 생명을 갖기 시작하였다는, 그것도 의도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그렇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엄청난 비약입니다! 무생물이 생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과거 중세기에는 그러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에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연 발생을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연 발생이란 생물이 무생물에서 저절로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침내 17세기에 와서, 이탈리아의 의사 프란체스코 레디는 파리가 썩은 고기에 알을 낳은 후에야 비로소 그 고기에 구더기가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하였습니다. 파리가 접근하지 못하게 한 고기에서는 구더기가 전혀 생기지 않았습니다. 파리와 같이 큰 동물은 저절로 생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음식물이 덮여 있든 덮여 있지 않든 음식물에 계속 생기는 미생물은 어떠합니까? 후에 실시한 실험들이 미생물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지만, 그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루이 파스퇴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발효나 전염병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한 파스퇴르의 업적을 기억합니다. 파스퇴르는 또한 매우 작은 생물들이 저절로 생겨날 수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실험도 하였습니다. 당신도 아마 어디선가 읽어 보았겠지만, 파스퇴르는 오염되지 않도록 소독하여 보호한 물에서는 미세한 세균도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였습니다. 1864년에 그는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자연 발생 이론은 이 간단한 실험으로 치명상을 입어 결코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그 말은 참됩니다. 그 후 어떠한 실험도 무생물에서 생물을 만들어 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지상에 어떻게 생물이 존재하게 되었습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현대의 노력을 알아보려면, 1920년대에 러시아의 생화학자 알렉산더 I. 오파린이 발표한 연구 결과로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때 이후로 그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은 3막으로 된 드라마의 각본 같은 것을 제시해 왔는데, 그 각본은 지구라는 무대에서 벌어졌을 것이라고 그들이 주장하는 일을 묘사합니다. 제1막에서는 지구의 원소들 즉 원료들이 분자들의 집단으로 변모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제2막에서는 그 분자들이 더 큰 분자들로 도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제3막에서는 그 큰 분자들이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로 도약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식으로 일이 전개되었습니까?

이 드라마의 기초가 되는 설명은, 지구의 초기 대기는 오늘날의 대기와는 상당히 달랐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이론에서 가정하는 바에 의하면, 초기 대기에는 사실상 유리(游離) 산소가 없었으며, 질소, 수소, 탄소와 같은 원소들이 암모니아와 메탄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생각에 의하면, 번개나 자외선이 이러한 가스들과 수증기로 이루어진 대기를 치자, 당(糖)과 아미노산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이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이 이론적 드라마에 의하면, 그러한 분자 화합물이 대양이나 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씻겨 들어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당과 산(酸)과 그 밖의 화합물이 농축되어 고기 국물과 같은 “생명 이전 단계의 수프”로 변합니다. 그리고 이 수프 상태에서, 예를 들면, 아미노산이 결합하여 단백질이 됩니다. 이러한 이론적인 진행 과정을 확대시키면, 뉴클레오티드라고 하는 다른 화합물도 연쇄 반응을 일으켜 DNA와 같은 핵산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로 이 분자 드라마의 제3막이 진행될 무대가 마련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증명된 적이 없는 이 제3막은 누구라도 러브 스토리처럼 전개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분자와 DNA 분자가 우연히 만나게 되어, 서로 알아보고 껴안습니다. 그리고 무대의 막이 내리기 직전에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가 탄생합니다. 이 드라마의 전개 과정을 잘 지켜 보았다면, 아마 이러한 의문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은 실제 일어난 일을 묘사한 것인가, 허구인가? 지상에 생명이 실제로 이런 식으로 생겨날 수 있었는가?’

실험실에서 생명 발생?

1950년대 초에 과학자들은 알렉산더 오파린의 이론을 시험해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생물은 오로지 생물에게서나올 수 있다는 것은 확립된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과거에 조건만 달랐다면, 생물이 무생물에게서 나오는 과정이 서서히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이론을 내세웠습니다. 그들은 그 점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까? 과학자 스탠리 L. 밀러는 해럴드 유리의 실험실에서 연구하다가, 수소와 암모니아와 메탄과 수증기를 취하여(이것들이 원시 대기를 형성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것들을 밑에 끓는 물(대양을 상징하는 것)이 있는 플라스크에 넣고 밀봉한 다음, 수증기에 전기 불꽃을(번개처럼) 일으켜 보았습니다. 일 주일이 채 안 되어 찐득찐득한 붉은 물질이 소량 생겨나, 밀러가 분석해 본 결과, 아미노산—단백질의 기본 구성 단위—이 풍부하게 들어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당신도 아마 이러한 실험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 실험이 지상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해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러 해 동안 과학 교과서와 학교 수업 시간에 인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실험은 정말 생명의 시작을 설명해 줍니까?

사실상, 밀러의 실험은 오늘날 그 가치가 심각하게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36-7면 네모 “정평이 나 있지만 의심스러운 실험” 참조) 하지만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그 실험으로 인해, 핵산(DNA나 RNA)에서 발견되는 성분들을 생산해 내기까지 하는 다른 시험들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때때로 생명의 기원 과학자들이라고 불림)은 낙관적이 되었습니다. 분자 드라마의 제1막을 재현해 낸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뒤이어 나머지 두 막도 재현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한 화학 교수는 이렇게 주장하였습니다. “원시 생명체의 기원을 진화론적인 방법으로 설명하는 일이 곧 가능해질 것 같다.” 그리고 한 과학 저술가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메리 셸리의 소설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과학자들이 조만간 실험실에서 산 유기체를 만들어 내어, 생물이 처음에 어떻게 출현했는지 자세히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생각하였다.” 자연 발생적인 생명의 기원의 비밀이 풀렸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였습니다.—38면 네모 “오른손, 왼손” 참조.

생각이 바뀜—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그러나 그 후 여러 해가 지나면서 그러한 낙관적인 태도는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수십 년이 흘러갔지만, 생명에 관한 비밀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밀러 교수는 자신의 실험이 있은 지 약 40년 후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생명의 기원에 관한 문제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문제임이 드러났다.” 다른 과학자들도 마찬가지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면, 일찍이 1969년에, 생물학 교수인 딘 H. 케년은 「생화학의 예정」(Biochemical Predestination)이라는 책을 공동 집필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근년에 그는 “물질과 에너지가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조직되어 생명체가 되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사실, “생명의 기원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려는 현재의 모든 이론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케년의 평가는 실험실의 연구로 확증되고 있습니다. 밀러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이 아미노산을 합성한 후에, 과학자들은 단백질과 DNA를 만드는 일에 착수하였습니다. 둘 다 지상에 생물이 출현하려면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소위 생명 이전 단계의 조건을 갖추어 실험을 수천 번 해 보았지만 어떤 결과가 있었습니까? 「생명의 기원의 신비: 현재의 이론들에 대한 재평가」(The Mystery of Life’s Origin: Reassessing Current Theories)에서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데 상당한 성공을 거둔 일과 단백질이나 DNA를 합성하는 데 시종 일관 실패해 온 일은 인상적인 대조를 이룬다.” 단백질이나 DNA를 합성하려는 노력은 “한결같은 실패”로 특징을 이룹니다.

사실상, 이 생명의 기원의 신비에는 단백질 분자와 핵산(DNA나 RNA) 분자가 처음에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만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둘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느냐 하는 문제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지상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두 분자가 상호 협력을 하기 때문이다.” 「신 브리태니카 백과 사전」의 말입니다. 하지만 동 백과 사전에서는, 어떻게 그러한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었는지는 “생명의 기원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말 그러합니다.

부록 A의 “생명을 위한 협력”(45-7면)에서는, 우리 세포 내에서 단백질과 핵산 사이에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협력 관계에 대해 몇 가지 기본적인 세부점을 살펴봅니다. 우리 몸의 세포 부분을 그처럼 흘끗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분야의 과학자들의 업적에 대해 경탄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거의 생각조차 해 본 적이 없는, 그러나 우리가 살아 있는 매순간 엄연히 작용하고 있는 엄청나게 복잡한 과정에 대해 그 과학자들은 계몽적인 지식을 전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처럼 어마어마한 복잡성과 정밀성이 요구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다시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생명의 기원 과학자들이 생물의 첫 출현에 관한 드라마를 위해 그럴듯한 각본을 꾸미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은 아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새로 꾸민 각본들도 설득력이 없음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48면의 부록 B “‘RNA 세계’에서 왔는가, 또 다른 세계에서 왔는가?” 참조) 예를 들면, 독일 마인츠의 생화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클라우스 도제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현재 이 분야의 주요 이론들과 실험들에 관한 모든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든지, 무지를 자인하는 상태에 와 있다.”

심지어 1996년 생명의 기원에 관한 국제 회의에서도 아무런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회의에 참석한 300명에 가까운 과학자들은 “[DNA와 RNA] 분자가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한 어떻게 스스로 증식하는 세포로 진화하였는지에 대한 수수께끼와 씨름하기 바빴다”고 「사이언스」지는 보고하였습니다.

우리 세포 내의 분자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 더 나아가 설명하기 시작이라도 할 수 있으려면 지성과 고등 교육이 필요하였습니다. “생명 이전 단계의 수프”에서 맨 처음 발생한 복잡한 일들이 아무런 지도 없이, 저절로, 우연히 일어났다고 믿는 것이 과연 합리적입니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일들이 관련되어 있었습니까?

왜 수수께끼인가?

오늘날 우리는, 생물이 저절로 생겨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의 반세기에 걸쳐 바친 생각과 수없이 행한 시도를 돌이켜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돌이켜 보면, 노벨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크릭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크릭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에 대해 말하면서, “극히 적은 사실을 두고서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고 기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사실을 검토한 일부 과학자들이, 생물은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물론이고 조직적으로 마련한 실험실에서도 갑자기 출현하기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것이라고 결론짓는 것도 이해할 만한 일입니다.

진보한 과학이 생물이 스스로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없는데도, 일부 과학자들이 그러한 이론을 계속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수십 년 전에, J. D. 버낼 교수는 「생명의 기원」(The Origin of Life)이라는 책에서 얼마의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주제[생물의 자연 발생]에 과학적 방법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 이 이야기의 여러 곳에서, 생물이 어떻게 저절로 생겨날 수 없었는지를 효과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기 때문에, 생물이 저절로 출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는 덧붙여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유감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생물이 이 땅에 엄연히 존재하면서 온갖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논의를 왜곡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상황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추리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과학적으로 말하자면, 생명이 저절로 시작됐을 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하지만 생물이 저절로 생겨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따라서 생물이 저절로 생겨났다는 가정을 지지하는 쪽으로 논의를 왜곡할 필요가 있다.’ 당신은 이러한 논리가 만족스럽습니까? 그런 식으로 추리하다 보면 사실을 수없이 ‘왜곡’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생명의 기원에 관해 일반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사고 방식에 맞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식견 있고 존경받는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그런 과학자들은 오히려 사실들을 통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냅니다. 어떠한 사실들을 통해서 어떠한 결론을 내립니까?

정보와 지성

폴란드 과학 연구원 수목학 연구소의 저명한 유전학자인 마치에이 기에르티흐 교수는 기록 영화의 인터뷰 장면에서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우리는 유전자에 엄청난 정보가 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에는 그러한 정보가 어떻게 저절로 생길 수 있는지를 설명할 알려진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한 정보가 존재하려면 지성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정보는 우연한 사건을 통해 생길 수 없습니다. 단순히 글자들을 섞어 놓는다고 해서 단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여 말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세포 내의 매우 복잡한 DNA와 RNA와 단백질 복제 체계는 아주 시초부터 완벽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일한 논리적인 설명은, 이 막대한 양의 정보는 지성을 가진 존재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점입니다.”

생명의 경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동의하는 것이 더욱 논리적일 것입니다. 즉 생명의 기원은 지성 있는 근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근원입니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육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은 지상의 생물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지성을 가진 존재 즉 설계자에 의해 만들어졌음에 틀림없다고 결론 내립니다. 그렇습니다. 그 문제를 공정하게 조사해 본 뒤에 그들은 심지어 현재와 같은 과학 시대에도, 성서에 나오는 한 시인이 오래 전에 하느님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한 말에 동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대저 생명의 원천이 주께 있사[옵니다].”—시 36:9.

당신이 이 점과 관련하여 이미 확고한 결론에 도달하였든 도달하지 않았든 간에, 당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몇 가지 경이로운 일들에 우리의 주의를 돌려봅시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주 만족스러운 일일 뿐 아니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이 문제에 상당한 빛을 던져 줄지 모릅니다.

[30면 네모]

우연히 일어났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노벨상 수상자인 크리스티앙 드 뒤브는 생명의 기원에 관해 말하면서, “우연, 바로 우연이 원시 형태의 수프가 인간이 될 때까지 모든 일을 해냈다”고 했다. 하지만 우연이 과연 생명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되는가?

우연이란 무엇인가? 일부 사람들은 동전을 던져서 결정할 때의 우연과 같은, 수학의 확률이란 관점에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많은 과학자들이 생명의 기원과 관련하여 “우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다. “우연”이란 모호한 말은 “원인”과 같은 더 정확한 말 대신에, 특히 그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우연’을 의인화해서 마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과학적 개념을 반(半)종교적인 신화적 개념으로 불합리하게 바꾸는 일이나 다름없다.” 생물 물리학자 도널드 M. 매케이의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로버트 C. 스프라울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알려지지 않은 원인을 매우 오랫동안 ‘우연’이라고 불러 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뒤바뀌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기 시작한다. ·⁠·⁠· ‘우연은 곧 알려지지 않은 원인이다’라는 생각은 많은 사람들에게 ‘우연은 곧 원인이다’를 의미하게 되었다.”

일례로, 노벨상 수상자인 자크 L. 모노는 바로 그렇게 ‘우연은 곧 원인’이라는 식의 추리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순전한 우연, 철저히 임의로우면서도 맹목적인 우연이 진화라고 하는 엄청난 건물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인간은 마침내, 자신이 감정이 없는 광대한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 그 우주에서 자신이 순전히 우연히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가 ‘우연히’라고 말하는 점에 유의하라. 모노는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우연을 창조의 원인으로 승격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우연이 생물을 지상에 존재하게 한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실 사전들을 보면, “우연”이란 “까닭을 알 수 없는 일들을 비인격적으로 아무런 목적 없이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여겨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생물이 우연히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생물이 알려지지 않은 원인의 힘에 의해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들이 사실상 “우연”을 의인화한다면, 그것은 실제로 창조주를 가리키는 것이 될 있지 않겠는가?

[35면 네모]

“[가장 작은 세균]도 스탠리 밀러가 만든 화학 합성물보다는 사람쪽에 훨씬 더 가깝다. 세균은 이미 이러한 체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균이 사람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미노산 합성물이 그 세균으로 발전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생물학 교수 린 마굴리스

[36, 37면 네모와 삽화]

정평이 있지만 의심스러운 실험

1953년에 스탠리 밀러가 한 실험은 종종, 과거에 자연 발생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는 증거로 인용된다. 그러나 그의 설명의 타당성은, 지구의 원시 대기가 “환원성”이었다는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것은 그 당시 대기 중에 유리(화학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산소가 최소한의 양만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런 상태가 존재했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명의 기원의 신비: 현재의 이론들에 대한 재평가」에서는, 유리 산소가 많이 있었다면 ‘아미노산이 전혀 생길 수 없었을 것이며, 설령 어떤 우연에 의해서 아미노산이 있었다 하더라도 신속히 분해되어 버렸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 이른바 원시 대기에 대한 밀러의 가정은 얼마나 근거가 있는 것이었는가?

실험을 마치고 2년 뒤에 발표한, 정평이 나 있는 논문에서 밀러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물론 추측에 불과하다. 지구가 형성될 때 대기가 환원성이었는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이다. ·⁠·⁠· 아직까지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미국 화학 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1955년 5월 12일자.

그 후에는 증거가 발견된 적이 있는가? 약 25년 후에, 과학 저술가 로버트 C. 코웬은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과학자들은 자기들의 생각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 ·⁠·⁠· 수소가 많고 환원성이 강한 대기가 있었다는 생각을 지지할 만한 증거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일부 증거는 그와 반대되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과학 기술 평론」(Technology Review), 1981년 4월 호.

그러면 그 후로는 어떠한가? 1991년에, 존 호건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1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대기에 관한 유리와 밀러의 가정에 대해 의심만 증폭되어 왔다.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 보고 컴퓨터로 대기를 재구성해 본 결과는 ·⁠·⁠· 오늘날 대기 중의 오존이 차단시켜 주는 태양에서 오는 자외선이 수소를 기초로 한 대기 중의 분자들을 파괴시켜 버렸을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 [이산화탄소와 질소로 이루어진] 그러한 대기는 아미노산을 비롯한 생물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들을 합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지구의 초기 대기가 환원성이었고 산소를 거의 함유하지 않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드니 W. 폭스와 클라우스 도제는 「분자의 진화와 생명의 기원」(Molecular Evolution and the Origin of Life)에서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 당시에는 대기 중에 틀림없이 산소가 부족했을 것이다. 한 가지 이유는, “그렇지 않았더라면, 실험실에서 한 실험들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화학적 진화가 ·⁠·⁠· 산소에 의해 상당히 방해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며, 또한 아미노산과 같은 합성물은 “산소가 있는 상황에서는 지질 시대에 안정된 상태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환 논법이 아닌가? 초기의 대기가 환원성이 아니었다면 생물의 자연 발생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초기의 대기가 환원성이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의 대기가 환원성이었다는 확증은 사실상 없다.

또 하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가스가 섞여 있는 것이 대기를 상징하고, 전기 불꽃이 번개를 모방한 것이며, 끓는 물이 바다를 상징한다면, 그 실험을 준비하고 실시한 과학자는 무엇 혹은 누구를 상징하는가?

[각주]

^ 50항 산소는 다른 물질과 상당히 활발하게 반응을 한다. 예를 들면, 산소는 철과 결합하여 녹을 만들거나, 수소와 결합하여 물을 만든다. 아미노산이 합성되고 있을 때 대기 중에 유리 산소가 많이 있었다면, 유기 분자가 만들어지자마자 유리 산소가 재빨리 그 분자와 결합하여 그 분자를 해체시켰을 것이다.

[38면 네모]

오른손, 왼손

우리는 장갑에도 오른손 장갑과 왼손 장갑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미노산 분자들도 그와 마찬가지이다. 알려진 약 100개의 아미노산 중에 20개만 단백질에 사용되는데, 그 중에 우회전성을 띤 것은 한 개도 없다. 과학자들이 생명 이전 단계의 수프에서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을 본떠서 실험실에서 아미노산을 만들면, 우회전성을 띤 분자와 좌회전성을 띤 분자가 동수로 나온다. “이처럼 50 대 50으로 분포되는 것은 생물의 특징과는 맞지 않는다. 생물은 좌회전성을 띤 아미노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한다. 산 유기체가 왜 좌회전성을 띤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심지어 운석에서 발견된 아미노산들도 “좌회전성을 띤 형태만 많이 나타났다.”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제프리 L. 베이다 박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구 밖에 있는 어떤 영향력이 생물의 아미노산의 회전성을 결정짓는 데 모종의 역할을 한 것 같다.”

[40면 네모]

“이 실험들은 ··· 고도의 지성을 갖춘 매우 우월한 생물인 인간이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사상을 입증하기 위해 만들어 내고 고안해 낸 것이 생물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채 합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셈이다.”—「생명체의 기원과 발전」(Origin and Development of Living Systems).

[41면 네모와 삽화]

“계획적이고 지성적인 행동”

영국의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 경은 우주와 그 안에 있는 생물에 관해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오면서, 지상의 생물은 외계로부터 왔다는 이론을 지지하기까지 한 사람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아미노산이 단백질 내에서 나타내고 있는 질서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호일은 이렇게 말하였다. “생물학의 큰 문제는, 단백질이 특정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아미노산 사슬로 이루어져 있다는 다소 명백한 사실이 아니라, 아미노산의 질서 정연한 배열로 인해 아미노산 사슬이 놀라운 특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다. ·⁠·⁠· 아미노산이 아무렇게나 연결되어 있다면, 배열되어 있는 것 가운데 엄청난 수가 산 세포의 목적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쓸모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전형적인 효소 하나가 약 200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이루어진 하나의 사슬로 되어 있고, 각 연결마다 20가지의 배열이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라. 쓸모 없는 배열의 수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가장 큰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은하들 전체에 들어 있는 원자들의 수보다도 더 많아질 것이다. 단 한 개의 효소만 생각해 보아도 이 정도인데, 그러한 효소가 2000개가 넘으며, 대부분 매우 다양한 목적에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가?”

호일은 이렇게 덧붙여 말하였다. “생물이 자연의 맹목적인 힘에 의해 생겨났다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이론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생명의 기원은 계획적이고 지성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44면 네모]

마이클 J. 비히 교수는 이렇게 말하였다. “자신의 탐구를 굳이 비지성적인 원인에만 국한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사람이 솔직하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많은 생화학 조직들이 설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자연의 법칙에 의해서나 우연과 필연에 의해서 설계된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 지상의 생물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든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에서든, 지성적인 활동의 산물이다.”

[42면 도해와 삽화]

(온전한 형태의 본문을 보기 원한다면, 출판물을 참조하십시오)

인체의 각 세포의 복잡한 세계와 복잡한 기능들을 흘끗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세포막

세포에 드나드는 것들을 통제한다

세포의 중앙 통제소

염색체

유전 종합 기본 계획이 담긴 DNA가 들어 있다

리보솜

단백질을 만드는 곳

리보솜을 합성하는 곳

미토콘드리아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분자들의 생산 본부

[33면 삽화]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생물에 필수적인 복잡한 분자들이 생명 이전 단계의 수프에서 저절로 생길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