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에 조지아 대부분의 회중에는 장로 한 명이나 봉사의 종 한 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보통 회중들은 따로 모임을 갖는 여러 집단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전도인들이 여러 도시와 마을이 있는 넓은 구역에 흩어져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외딴 구역에서 봉사하고 있던 조니 샬람베리제와 파블레 압두셸리슈빌리는 카헤티 지역의 텔라비 시에 있는 회중을 돕도록 임명되었습니다. 그 회중에는 전도인이 300명 있었고 장로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회중 성원들은 13개 집단으로 나누어져 서로 다른 지역에서 모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얼마 안 있어 조니와 파블레는 형제들이 영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니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많은 형제들이 넓은 밭과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지요. 시골에서는 이웃 간에 서로 농사를 돕는 것이 흔했기 때문에 형제들은 믿지 않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고린도 전서 15:33.

조니와 파블레는 형제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수확할 때 동료 증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 농사일을 하면서 좋은 교제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도 4:9, 10) 조니는 “회중 형제들이 서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죠”라고 말합니다. 3년 후 조니와 파블레가 카헤티를 떠날 때 그곳에는 5명의 장로와 12명의 봉사의 종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초까지는 우리의 활동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증인들은 소규모 집단으로 모여 회중 서적 연구와 「파수대」 연구만 봤습니다. 이러한 집회들은 새 힘을 주기는 했지만 전파 활동을 위해 전도인들을 훈련할 목적으로 마련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여호와의 조직은 회중들이 신권 전도 학교와 봉사회 집회를 매주 집회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도록 했습니다.

나일리 후치슈빌리와 언니인 랄리 알레크페로바는 그러한 집회를 보았던 때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랄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 기대가 됐어요. 이제 자매들도 집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다들 얼마나 들떴는지 몰라요.”

나일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 실연에서 집주인이 연단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어요. 들어오라고 하자 두 자매가 문으로 들어와서는 연단으로 올라갔죠!” 랄리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때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그러한 집회 덕분에 전파하는 기술이 좋아졌어요.”

이전 여러 해 동안은 몇몇 형제들이 집에서 수동 복사기를 사용해 성경 출판물을 생산했지만, 출판물이 더 많이 필요해지자 적당한 가격에 우리 잡지를 인쇄해 줄 외부 업체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형제들은 인쇄 업체에 보낼 인쇄 원판을 만들 때 매우 기발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먼저 원본 영어 잡지의 지면 배치와 일치하게 조지아어 번역문을 깔끔하게 타자한 다음, 원본 잡지에 있는 삽화를 오려 내어 타자한 원고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신문에서 보기 좋고 눈길을 끄는 글자를 오려서 제목을 만들어 원본 영어 잡지 표지에 붙였습니다. 이제 인쇄할 잡지의 원판이 완성된 것입니다!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두 젊은 형제인 레바니 코팔리아니와 레리 미르자슈빌리는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레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경험도 없고 상황도 항상 순조롭지만은 않았죠. 하지만 여호와의 도움으로 얼마 안 있어 잡지를 타자하고 조판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지아 전역의 회중들은 국내에서  인쇄한 총천연색 잡지를 받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늘어나는 출판물 수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조지아의 여호와의 종들은 시기적절한 때에 여호와의 조직으로부터 사랑에 찬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1992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서 조지아 형제들은 독일 지부 대표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게나디 구다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형제들은 일반적으로 번역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있으면 우리 번역 작업을 도와줄 사람이 방문할 거라고 했지요.”

조지아어 성경 출판물을 생산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조지아어는 독자적인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시까지는 다종 언어 전산 출판 시스템(멥스)에 조지아어 알파벳이 등록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진 식자와 인쇄 작업을 위해 새로운 글자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보다 전인 1970년대 후반에 다티카슈빌리 가족은 조지아에서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자녀들 중 한 명이었던 마리나는 후에 그곳에서 진리를 배웠습니다. 마리나는 브루클린 베델 형제들이 조지아어 알파벳을 하나씩 그려서 멥스 시스템에 등록할 때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도지 몇 종류와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팜플렛이 독일에서 인쇄되었습니다.

1993년에 독일 지부의 마이클 플레켄슈타인과 아내 실비아가 번역 사무실 설립을 위해 트빌리시로 왔습니다. 마이클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형제들과 가졌던  모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8개월 후에 트빌리시에 와 보니 번역 팀이 능숙하게 일하고 있어서 정말 놀랐습니다!”

몇 개월 후에는 11명의 전 시간 번역자들이 작은 아파트에 있는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호와의 조직이 베푼 훌륭한 훈련 덕분에 영적 양식이 회중들에 정기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이후, 전에 소련을 구성하던 공화국들 중 많은 곳에서 사회 불안정과 민족적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조지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로 인해 여행을 하는 것이 위험해졌는데 국경을 넘어 여행할 때는 특히 더 그러했습니다.

1994년 11월 어느 날 알레코 그브리티슈빌리는 두 형제와 함께 국경을 넘고 있었습니다. 그때 무장한 남자들이 형제들이 탄 차를 멈춰 세우더니 밖으로 나오라고 했습니다. 알레코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사람들은 성경 출판물을 보더니 몹시 화를 내면서  우리를 처형할 것처럼 한 줄로 세웠습니다. 우리는 여호와께 간절히 기도했죠. 2시간 정도 뒤에 그중 한 사람이 우리에게 오더니 ‘너네 출판물을 갖고 여기서 사라져. 또 걸리면 차를 불태우고 다 죽여 버리겠어’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한 위협 속에서도 형제들은 영적 양식을 전달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지아로 성경 출판물을 들여오기 위해 희생적으로 노력한 자자 지쿠라슈빌리 형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형제들에게는 영적 양식이 꼭 필요했죠. 아내들이 우리를 정말 많이 지원해 주었습니다.”

“출판물을 전달하는 형제들은 대부분 가정이 있었죠”라고 알레코는 말합니다. 그들이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그 일을 계속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알레코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주된 이유는 여호와께 깊이 감사하고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죠. 또 우리의 소중한 형제 자매들을 따뜻이 돌보시는 여호와를 본받고 싶었습니다.”

그러한 형제들의 자기희생적인 노력 덕분에 불안정한 시기에도 출판물이 계속 공급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형제들은 독일에서 조지아까지 출판물을 더 안전하게 가져올 수 있는 경로를 찾아냈습니다.

1995년에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자 증인들은 조지아 최초의 지역 대회를 열기로 계획했습니다. 1996년 여름에 조지아 전역에서 온 약 6000명의 참석자들이 고리와 마르네울리와 츠노리에서 열린 지역 대회를 즐겼습니다.

고리에서 열린 대회는 참석자들에게 특히 기억에 남는 대회였습니다.  과거에 기념식 때 강당을 다 채울 수나 있을지 걱정하던 때와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2000명이 넘는 사람이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그만한 인원을 수용할 만큼 넓은 장소를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야외에서 대회를 열기로 결정했고, 고리의 아름다운 산에 있는 캠핑장에서 대회가 열렸습니다.

대회 위원으로 일한 카코 로미제 형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형제 자매들은 노래를 부르고 따뜻한 교제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강한 사랑으로 연합되어 있다는 것을 모두가 분명히 느낄 수 있었죠.”—요한 13:35.

1996년부터 여행하는 감독자들이 조지아의 각 회중을 일주일간 온전히 방문하는 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마련을 위해, 조지아 서부와 동부에서 섬기고 있던 기존 여행하는 감독자들에 더해 새로운 형제들이 추가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러한 여행하는 감독자들의 “사랑의 수고”와 충실한 봉사는 회중이 성장하고 신권적 인도를 더 밀접히 따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데살로니가 전서 1:3) 1990년에서 1997년 사이에 전도인 수가 매우 놀랍게 증가했습니다. 1990년에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에 참여한 전도인이 904명이었는데, 불과 7년 만에 그 수가 1만 1082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수십 년 전에 시작된 영적 성장이 이제 분명히 나타나 조지아 전역에서 결실을 맺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호와께서는 조지아의 자신의 백성을 위해 더 많은 축복을 준비해 두고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