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는 1991년에 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이 변하고 사회가 불안정해지면서 생활 환경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그 시기에 순회 감독자로 일한 게나디 구다제의 말에 따르면 사람들은 빵을 구하기 위해 거의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는 동안 증인들은 사람들에게 성경 소식을 전하곤 했습니다. 게나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려웠던 그 시기에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진리의 소식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우리는 성서 연구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주소가 적힌 쪽지를 수없이 많이 받았죠.”

 매 집회가 끝날 때면 책임 있는 형제들은 방문을 요청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를 불러 주었고, 자원하는 전도인들이 그 사람들을 방문했습니다.

트빌리시에서 장로로 섬긴 레바니 사바슈빌리 형제는 방문을 요청했던 한 부부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합니다. “전도인들이 다른 주소가 적힌 쪽지들은 다 가져갔는데 그 부부를 찾아가겠다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 부부가 먼 곳에 사는 데다 이미 성서 연구를 여러 건 사회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몇 달 후 그 부부는 다시 성서 연구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도 답이 없자 결국 세 번째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에는 증인들이 유혈죄를 짓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도 20:26, 27) 레바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때는 연초라서 사람들을 가급적 방문하지 않는 시기였죠. 하지만 더 이상 방문을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처럼 진리를 갈구한 로이니 그리갈라슈빌리와 나나 그리갈라슈빌리 부부는 어느 추운 날 아침 레바니와 한 형제가 집에 찾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부부는 즉시 성서 연구를 시작했고 현재는 자녀들과 함께 정규 파이오니아를 하고 있습니다.

진리를 받아들인 사람들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과 힘과 자산을 바쳐 좋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많은 증인은 외딴 마을에 찾아가 진실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희생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중 일부는 가족 책임이 있었는데도 그렇게 했는데, 그러한 사람들 가운데는 바드리 코팔리아니와 마리나 코팔리아니 부부가 있었습니다.

 주말마다 코팔리아니 부부는 십 대인 두 아들 고차와 레바니를 데리고 두셰티로 전파 여행을 떠났는데, 두셰티는 트빌리시 북쪽의 아름다운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때때로 그들은 외딴 마을에 가기 위해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약 150킬로미터를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자기가 일하는 곳으로 코팔리아니 부부를 초대했습니다. 바드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50명쯤 되는 사람들이 큰 방에 모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여호와께 기도한 후에 마태복음 24장을 펴서 마지막 날에 있을 일들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 사람은 매우 놀라면서 ‘왜 우리 교회 사제는 이런 걸 안 알려 주죠?’ 하고 말하더군요.”

예수의 죽음의 기념식 덕분에 진실한 마음을 가진 많은 조지아 사람들이 진리에 관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에 트빌리시에 있는 이아 바드리제 자매의 집에서 열린 기념식 때문에 많은 이웃 사람이 증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13층에 살고 있던 바드리제 자매는 기념식 장소로 자신의 집을 제공했습니다. 먼저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거실을 비웠는데 문제는 손님들이 앉을 의자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지아에서는 가족이 큰 모임을 열 때 테이블과 의자를 빌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바드리제 자매가 의자만 빌리려고 하자 가게 주인들은 계속 “테이블은 필요 없으세요? 식사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하고 물었습니다.

결국 바드리제 자매의 집에 온 모든 사람이 예수의 죽음을 기념할 수 있었습니다. 무려 200명이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기념식 후에 이웃에 사는 많은 사람이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1992년에 조지아 여러 지역에서는 큰 강당을 빌려 기념식을 거행했습니다. 고리라는 도시에 살았던 다비트 삼하라제는  여행하는 감독자가 기념식 계획에 대해 물었던 때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여행하는 감독자는 전도인들이 한 가정집에서 모임을 가질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고리에는 큰 강당이 없나요? 강당을 빌려 보면 어때요?” 하고 말했습니다. 강당은 1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100명 남짓한 전도인들은 그렇게 큰 강당을 빌려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습니다.

그러자 여행하는 감독자는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전도인 각자가 열 명씩 초대하면 자리가 다 차겠네요.” 처음에는 그 제안이 비현실적으로 들렸지만 전도인들은 제안에 따라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놀랍게도 자그마치 1036명이 기념식에 참석했고 모두 매우 기뻐했습니다! *

1992년 당시 조지아에는 아직 여호와의 백성이 성경 소식을 전하지 못한 지역이 많았습니다. 조지아의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구역들에까지 진리를 전할 수 있었습니까?

당시 조지아 서부에 살았던 타마지 비블라이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행하는 감독자가 우리 몇 사람을 만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의했습니다. 그 시절엔 특별 파이오니아 마련을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긴급히 전파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었죠.” (디모데 후서 4:2) 결국 파이오니아 16명이 선정되어 조지아 전역의 여러 지역으로 파견되었습니다.—지도 참조.

 1992년 5월, 트빌리시에서 3시간 동안 특별 모임이 열렸습니다. 그 모임은 5개월간 그러한 구역에서 봉사하도록 임명된 파이오니아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매달 장로들은 그 파이오니아들을 방문해 영적인 격려와 필요한 물질적 도움을 베풀었습니다.

두 파이오니아 자매인 마네아 아두아슈빌리와 나지 즈바니아는 오주르게티로 임명되었습니다. 당시 60세였던 마네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오주르게티 근처에 관심을 가진 여자가 산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곳에 가자마자 그 여자를 만날 약속을 했죠. 그런데 그 집에 가 보니 그 여자가 초대한 30명쯤 되는 사람들도 함께 모여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뭐예요. 그날 성서 연구가 여러 건 시작됐죠.”

이후 몇 달 동안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불과 5개월 만에 12명이 침례받을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두 파이오니아 형제인 파블레 압두셸리슈빌리와 파아타 모르베다제는 차게리로 임명되었습니다. 그곳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고대 전통이 뒤섞여 굳게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매서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고 5개월의 임명 기간도 끝나 가고 있던 때였습니다. 파아타는 다른 곳에서 번역 업무를 지원하라는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제 파블레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차게리에서 겨울을 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성서 연구생들에게 도움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그곳에 남기로 했습니다.”

파블레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그 지역의 한 가족과 함께 살았어요. 낮에는 주로 나가서 전파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그 가족과 함께 1층 거실 장작 난로 곁에 둘러앉아 시간을 보냈죠. 잘 시간이 되면 내 방으로 올라가 따뜻한 모자를 쓰고 두꺼운 이불 속에 들어가 잠을 청했습니다.”

봄이 되어 장로들이 파블레를 방문해 보니 11명이 미침례 전도인이 될 자격을 갖추고 있었고, 얼마 후 모두 침례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