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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회를 이룩하려는 기나긴 노력

완전한 사회를 이룩하려는 기나긴 노력

완전한 사회를 이룩하려는 기나긴 노력

더 나은 세상 즉 고통과 병과 장애가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세상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범죄와 분쟁이 전혀 없는 세계적인 사회, 죽음이 없는 인간 가족을 보게 된다면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분명히 인류 자체에 크나큰 변화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인종을 개량하는 방법에 관한 생각은 근래에 들어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약 2300년 전에,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렇게 썼습니다. “가장 우수한 남녀가 결합하는 일은 가능한 한 자주 있어야 하며, 열등한 남녀가 결합하는 일은 되도록 없어야 한다.” 하지만 좀 더 최근에 들어와서야 인류를 개량하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학문을 우생학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우생학”이라는 용어는 1883년에 영국의 과학자이자 찰스 다윈의 친척인 프랜시스 골턴 경이 처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말은 “태생이 좋은” 또는 “유전 형질이 우수한”을 의미하는 그리스 용어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골턴은 다양한 꽃과 동물이 품종 개량을 통해 특정한 바람직한 특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류도 그와 유사한 방식으로 개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골턴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말과 가축의 품종을 개량하는 데 바치는 비용과 노력의 일부만 “인류를 개량하는 일”에 들인다면 “기라성 같은 천재들”을 얻는 결과가 있게 될 것이라고, 골턴은 추리하였습니다.

골턴은 다윈이 저술한 책들의 영향을 받아, 이제는 인간이 자신의 진화를 주도해 나갈 때가 되었다고 추리하였습니다. 20세기 초에는 유럽과 미국의 정치가, 과학자, 지식인들 사이에서 골턴의 생각이 수십 년 동안 대단한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한 강대국의 지도자는 그 시대에 팽배해 있던 관념을 반영하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사회는 타락한 자들이 종족을 보존하도록 허용할 필요가 없다. ·⁠·⁠· 가장 우수한 품종을 번식시키지는 않고 가장 질 낮은 품종으로만 소유를 늘리는 농부들은 누구나 보호 시설에 수용되기에 적합한 사람으로 취급될 것이다. ·⁠·⁠· 언젠가 우리는, 올바른 유형의 훌륭한 시민이 이행해야 할 첫째가는 의무는 자신의 후손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며, 그릇된 유형의 시민이 계속 남아 있게 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이러한 글을 쓴 사람은 다름 아닌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였습니다.

영국과 미국에서 열린 박람회와 전시회에서는, 종종 수직으로 세워 만든 판 위에 박제로 만든 실험용 쥐 몇 마리를 배열하여 전시해 놓고 유전 법칙을 설명하였습니다. 그처럼 박제로 만든 실험용 쥐를 배열해 놓은 것은, 털 색깔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한 전시의 취지는 덧붙여진 설명 어구를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도표에는 이러한 말이 쓰여 있었습니다. “정신박약, 간질, 범죄성, 정신 이상, 알코올 의존증, 빈곤 등과 같은 인간의 여러 가지 바람직하지 못한 특성들은 집안의 내력이며, 실험용 쥐의 색깔이 유전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유전된다.” 또 다른 전시용 현수막에는 이러한 질문이 쓰여 있었습니다. “우리 미국인들은 돼지와 닭과 소의 혈통에는 그토록 신경을 쓰면서 우리 아이들의 태생은 언제까지 우연에 맡길 셈인가?”

우생학의 실제 적용

이러한 생각은 지적 유희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는 실제로 수만 명에 달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불임으로 만드는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누가 또는 무엇이 바람직하지 못한가에 대한 정의는, 강제로 불임으로 만들기로 결정하는 사람들의 견해에 따라 크게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미주리 주에서는 “살인, 성폭행, 노상강도, 닭 절도, 폭파, 차량 절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는” 사람들을 불임으로 만들 것을 요구하는 법안이 제출되었습니다. 나치 독일은 한술 더 떠서, 한 세대 안에 지배자 민족을 만들어 내려는 잘못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2만 5000명이나 되는 사람을 강제로 불임으로 만들더니, 우생학이라는 미명 아래 그 밖에도 수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유대인과 집시와 장애인 등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학살하였습니다.

나치 시대의 만행 때문에 우생학은 추악한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은 이 분야의 학문이 그 때문에 죽어 간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함께 묻혀서 잊혀졌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에, 분자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이룩한 과학적 진보에 관한 보고가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진보가 20세기 초에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유혹했던 생각이 부활하도록 자극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977년에 한 저명한 생물학자는 국립 과학원에서 주최한 재조합 DNA에 관한 공개 토론회에서 동료들에게 이렇게 경고하였습니다. “이 연구로 인해 우리는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쪽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이상적인 특성을 지닌 자녀를 낳게 하는 법을 알아내려고 할 것이다. ·⁠·⁠· 지난번에는, 금발에 푸른 눈과 아리아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이상적인 자녀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유전 공학이 이룩한 진보를 히틀러의 우생학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60년 전에는 인종을 정화해야 한다는 가혹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건강 증진과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우생학은 정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편협과 증오를 통해 조장되었습니다. 유전학 분야의 연구 조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진보는 상업적 관심과 더 나은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망을 통해 촉진됩니다.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유전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 맞추어 인간을 개조하려는 목표는 이전의 우생학과 매우 흡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과학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시도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강력한 컴퓨터들이 조직적으로 인간 게놈의 지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게놈이란 우리의 유전자에 들어 있는 온전한 한 세트의 지시 사항으로서, 우리의 성장 방식을 관장하고 우리 모습의 상당 부분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 지도를 그리고 있는 컴퓨터들은 인간의 DNA에 들어 있는 수만 개의 유전자를 조심스럽게 분류하는 일을 합니다. (“DNA 탐정들” 네모 참조) 일단 그 유전자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서 저장해 놓으면, 앞으로 오랫동안 인간과 관련된 생물학과 의학을 이해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인간 게놈의 신비가 풀려 감에 따라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고치거나 대치할 치료법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유전자 연구 조사의 결과로, 질병을 예방하고 퇴치할 안전하면서도 강력한 새로운 차원의 약이 개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학 기술 덕분에 의사는 우리의 유전자의 구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어느 약이 우리에게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인지 미리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의학적 이점 외에도, 어떤 사람들은 유전 공학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로 1990년대 초까지 학자들은 경제와 제도를 개혁하고 사람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면 사회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이래로 사회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유전자 수준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게다가 이제 일부 사람들은 유전자가 환경보다 개인과 집단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죽음은 어떠합니까? 연구가들은, 심지어 그 문제도 DNA를 조작함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미 과학자들은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과일파리와 벌레의 수명을 배로 늘려 놓았으며, 언젠가는 그 기술을 인간에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인간 게놈 과학 회사의 사장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처음으로 인간의 불멸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아기 설계?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관한 현란한 보고들 때문에, 새로운 과학 기술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한계와 앞으로 초래할 수 있는 문제를 간과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 아기에 관한 문제로 되돌아가 봅시다. 유전자 검사법은 이미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이미 196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의사가 임신한 여자의 자궁 속으로 바늘을 찔러 넣어 태아를 감싸고 있는 양수의 표본을 채취합니다. 그런 다음 그 양수를 검사하여 태아에게 다운 증후군이나 척추 파열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유전 장애 중 하나라도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대개 임신한 지 16주가 지난 다음에 행해집니다. 좀 더 최근에 행해지고 있는 한 검사법을 사용하면, 임신한 지 6주에서 10주 사이에 태아의 유전자 구성을 상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의사들은 많은 장애를 알아낼 수 있지만, 그 중에 치료할 수 있는 것은 15퍼센트 정도밖에 안 됩니다. 검사를 통해 유전적 문제가 있음이 밝혀지거나 미심쩍은 결과가 나오면, 많은 부모는 태아를 낙태시켜야 할지 낳아야 할지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유네스코 쿠리어」지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DNA 검사는 특허를 받아 이윤을 내며 아주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유전학은 유전자 요법을 실시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약속을 아직까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의사들이 검사를 통해 찾아내는 질환이나 장애는 그들이 치료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흔히 낙태를 치료책으로 제시한다.”

물론, 생명 공학이 발달함에 따라 의사들은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결함이나 사람들이 그러한 질병에 걸리기 쉽게 하는 유전자 결함을 찾아내고 고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파킨슨병, 에이즈, 당뇨병, 전립선암, 유방암 등과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해 주는 인공 염색체를 마침내 인간의 태아에 이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강력해진 면역계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마도 유전자를 조작하여 지능을 높이거나 기억력을 향상시킴으로, 발육 중인 태아를 “개량하는” 약이 장차 개발될 전망도 있습니다.

가장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과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부모가 자기가 원하는 종류의 아이를 목록에서 선택할 수 있는 때가 오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꿈꾸던 아이를 기르게 될 전망에 여간 마음이 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일부 사람들은 유전 장애를 제거하는 일에 과학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까지 주장합니다. 아무튼, 자녀를 가장 좋은 학교와 가장 좋은 의사에게 보내는 것이 전혀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면, 가능한 한도 내에서 가장 훌륭한 아기를 가지려고 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그들은 추리합니다.

미래에 대한 우려

하지만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테크 센추리」라는 책에 보면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개인의 유전적 구성을 바꿔서 당뇨병, 겸상적혈구성 빈혈증, 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근시, 색맹, 실독증, 비만, 왼손잡이 등과 같은 덜 심각한 ‘장애’도 그러한 방법으로 치료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또한 사회가 특정한 피부색을 하나의 장애로 규정할 경우 그것을 무슨 수로 막겠는가?”

보험 회사들은 유전 정보를 얻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출산 전에 검사를 해 본 결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보험 회사는 임신부에게 낙태를 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입니까? 임신부가 낙태를 거부하면, 보험 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까?

화학 회사와 제약 회사와 생명 공학 회사들은 유전자와 유기체에 대해서뿐 아니라 그것들을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특허를 얻으려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경쟁의 동기가 되는 것은 재정적인 욕심, 즉 미래의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욕심입니다. 많은 생명 윤리학자들은 그러다 보면 부모가 “유전자가 개량된” 아이를 선택하도록 압력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 우생학”이 조장될 수도 있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러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데 광고가 어떻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상상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그러한 새로운 과학 기술이 세계의 가난한 지역에서 쉽게 활용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지구상의 많은 지역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마저 부족한 실정입니다. 심지어 고도로 발달한 나라에서도, 유전자에 근거한 치료법은 부유한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완전한 사회

생명 공학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에 관해 다루는 많은 책자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으로 “신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명의 설계자이자 창조주는 하느님이시므로, 완전성의 추구와 관련하여 그분이 무엇을 염두에 두고 계신지 고려해 보는 것은 적절한 일일 것입니다. 성서 창세기에서는, 땅에 생물을 창조하신 후에 “하느님이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라! 그것이 아주 좋았다”고 알려 줍니다. (창세 1:31) 첫 인간 부부는 유전적으로 완전하였습니다. 그들과 그들의 후손이 불완전해져서 죽게 된 것은 그들이 하느님께 반역했기 때문이었습니다.—창세 3:6, 16-19; 로마 5:12.

여호와 하느님께서는 병과 고통과 죽음이 없어지는 것을 보기를 원하십니다. 오래 전에 그분은 이러한 문제들로부터 인류를 구출할 마련을 하셨습니다. 성서 계시록에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사에 개입하실 때를 예언합니다. 그때에 관해 우리는 이러한 말을 읽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죽음이 없고, 애통과 부르짖음과 고통도 더는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러한 전면적인 변화는 인간이 과학을 통해 이룩하는 비약적인 발전의 결과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하느님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으며, 그분을 찬양하는 일은 더더욱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위에 인용한 구절에서는 뒤이어 이렇게 말합니다. “왕좌에 앉아 계신 분[여호와 하느님]이 말씀하셨다. ‘보아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계시 21:4, 5.

[5면 삽입]

나치 독일에서는 22만 5000명이나 되는 사람을 강제로 불임으로 만들더니, 우생학이라는 미명 아래 그 밖에도 수백만 명이나 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학살하였다

[6면 삽입]

의사들은 유전자 연구 조사의 결과로, 질병을 예방하고 퇴치할 안전하면서도 강력한 새로운 차원의 약이 개발되기를 바라고 있다

[11면 삽입]

돌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양 이래로, 과학자들은 개개의 동물을 수십 마리나 복제했는데, 모두 다 자란 동물의 세포에서 복제하였다. 동일한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성인이 된 사람을 복제할 수도 있는가?

[7면 네모와 삽화]

인간을 복제하는 일은 가능한가?

1997년에 세계 전역에서 ‘돌리’라는 양이 주요 뉴스로 다루어진 적이 있다. 돌리의 어떤 면이 그토록 특별하였는가? 그 양은 암컷 양의 젖샘에서 채취한 다 자란 동물의 세포에서 성공적으로 복제된 최초의 포유류였다. 따라서 돌리는 그 세포를 채취한 양보다 어리기는 해도 그 양의 “쌍둥이”가 되었다. 돌리가 등장하기 전에도 과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태아의 세포에서 동물을 복제해 왔다. 하지만 다 자란 포유류의 세포를 다시 프로그래밍하여 그 동물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동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 자란 동물의 세포에서 복제하면 그 후손의 생김새를 미리 알 수 있다.

돌리를 복제한 과학자들의 목표는 가축을 개량하여, 젖을 통해 분비되는 약을 생산하는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었다. 그 과학자들이 이룩한 성공에 관한 보도는, 과학 잡지인 「자연」(Nature) 1997년 2월호에 “태아 상태의 포유류와 다 자란 포유류의 세포에서 나온 생육 가능한 후손”이라는 제목 아래 처음으로 실렸다. 대중 매체는 금세 그 보도와 그것이 지니는 의미에 대단한 관심을 나타냈다. 2주 후에 「타임」지의 표지에는 돌리의 사진과 함께 “언젠가 또 다른 내가 존재하게 될 것인가?”라는 표제가 실렸다. 바로 그 주에 영문판 「뉴스위크」지 표지에는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연속 기사가 게재되었다.

돌리 이래로, 과학자들은 개개의 동물을 수십 마리나 복제했는데, 모두 다 자란 동물의 세포에서 복제하였다. 동일한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성인이 된 사람을 복제할 수도 있는가? 일부 생물학자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미 그렇게 한 예가 있는가? 아직은 없다. 돌리를 복제한 연구 팀을 이끈 영국의 과학자 이언 윌머트가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현재 복제 작업은 자연 생식 과정보다 태아 사망률이 약 열 배나 높은 “매우 비효율적인 작업”이다.

일부 사람들은 ‘만일 어떤 사람이 그러한 과학 기술을 완성하여, 이를테면 히틀러를 여러 명 복제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염려합니다. 그러한 두려움을 불식시키기 위해 윌머트가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복제된 아이는 원래의 사람과 유전적으로는 동일한 쌍둥이이겠지만 복제된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며 자연 상태에서 태어난 쌍둥이처럼 각자 독특한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8, 9면 네모와 삽화]

DNA 탐정들

인간의 몸은 약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세포에는 핵이 있다. 각각의 핵의 내부에는 염색체라는 46개의 주머니가 있다. 각 염색체에는 DNA라는 오밀조밀하게 꼬여 있는 실처럼 생긴 하나의 분자가 들어 있다. DNA 내부에는 최고 10만 개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주요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마을과 도시처럼 자리잡고 있다. 이 유전자가 우리 몸의 모든 특징—자궁 내에서의 발육, 성별과 신체적 특징, 성인으로의 성장 등—을 크게 좌우한다. 과학자들은 또한, DNA에 우리가 얼마나 오래 살게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시계”가 내장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동물과 인간의 DNA는 주목할 만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적 구성은 1퍼센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차이는, 임의로 선택한 두 사람의 DNA의 차이보다 10배나 더 큰 것이다. 그런데 우리 각자가 독특한 개인이 되게 해 주는 많은 특징들은 바로 그러한 미세한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거의 10년 전에 과학자들은 인간의 DNA에 들어 있는 화학 성분의 정확한 배열을 알아내는 복잡한 작업에 착수하였다. 인간 게놈 계획으로 알려져 있는 이 작업은 야심에 찬 거대한 계획으로 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다. 수집된 자료만도, 1000페이지짜리 전화번호부만한 책 200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할 양으로 추정된다. 한 사람이 이러한 정보를 다 읽는 데는 하루 24시간 내내 읽어도 26년은 걸릴 것이다!

대중 매체에서 흔히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일단 이러한 정보가 축적되더라도 여전히 그 정보를 해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유전자를 식별하는 것과 그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상호 작용하여 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지 알아내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한 저명한 생물학자는 인간 게놈 계획을 “유전학계의 성배(聖杯)”라고 불렀다. 하지만 유전학자인 에릭 랜더는 그보다 더 실감 나는 설명을 하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부속품 목록과도 같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보잉 777기의 부속품 목록을 줬는데 그 부속품이 10만 개나 된다면, 나는 그가 그 부속품들을 조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분명히 그 비행기가 어떻게 해서 날게 되는지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도해]

(온전한 형태의 본문을 보기 원한다면, 출판물을 참조하십시오)

세포

염색체

DNA

염기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