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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숲 속의 별미

공짜로 즐기는 숲 속의 별미

공짜로 즐기는 숲 속의 별미

「깨어라!」 핀란드 집필자

북유럽에서는 가족과 함께 숲에 들어가 야생 장과(漿果)를 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핀란드에는 대중 접근권이라는 것이 있어서 숲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개인 소유의 숲이라 하더라도 주택에 손상을 주거나 지나치게 가까이 가지 않는 한 마음껏 거닐 수 있습니다. 대중 접근권은 명문화된 법은 아니지만 북유럽의 오랜 전통입니다. 이 전통에 따라 어디서든 야생화나 버섯이나 장과를 딸 수 있습니다.

핀란드의 숲에는 약 50가지의 장과가 자생하며 그중 대부분은 먹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장과로는 빌베리와 클라우드베리(진들딸기) 그리고 린곤베리(월귤)가 있습니다. *—24-25면 네모 안의 내용 참조.

색깔과 맛이 다양한 장과는 식품에 다양성을 더해 주고 건강에도 아주 좋습니다. “북유럽의 여름은 낮이 매우 긴데, 이때 자라는 장과는 색이 진하고 향이 그윽하며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야생 장과 안내」(Luonnonmarjaopas)라는 책에서는 알려 줍니다. 또한 장과에는 혈당량을 안정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섬유질이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건강을 증진시켜 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페놀류 화합물인 플라보노이드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숲 속에서 장과를 따는 것이 그만한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입니까? 장과 따러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유카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과를 직접 따서 먹으면 돈을 절약하는 데 정말 도움이 돼요. 상점에서 사면 값이 꽤 비싸거든요. 그리고 직접 따서 먹는 장과는 신선하기도 하죠.” 유카의 아내인 니나는 또 다른 이점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숲으로 장과를 따러 가는 날은 가족이 소풍을 가는 즐거운 날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자녀를 데리고 간다면 잘 모르는 장과를 먹거나 따로 떨어져서 돌아다니지 않도록 잘 살피는 게 중요해요”라고 니나는 덧붙입니다. 어떤 장과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북유럽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유카와 니나도 숲을 매우 좋아합니다. 니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숲이 정말 좋아요. 평온한 느낌을 주면서 공기도 맑고 깨끗하죠. 숲에 있으면 정신이 맑아져요. 아이들도 좋아하고요.” 유카와 니나는 조용한 숲이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과는 딴 지 얼마 안 돼서 신선할 때 가장 맛있고 영양가도 많습니다. 하지만 신선도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겨울에 장과를 즐기려면 보관을 잘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지하실에 저장했지만 요즘에는 대개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또한 잼이나 주스를 만드는 데도 장과를 많이 사용합니다.

스웨덴의 한 작가는 「스웨덴의 장과」(Svenska Bärboken)라는 책에서 “여름에 따다가 단지에 넣어 둔 장과를 한겨울에 꺼내 먹으면서 지난 여름을 떠올리고 다가올 여름을 기대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장과는 용도가 다양합니다. 아침 식사를 할 때 요구르트나 시리얼에 곁들여 먹으면 좋습니다. 숲에서 딴 상큼한 장과는 맛있는 후식이나 과자류를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또한 장과로 만든 젤리나 퓌레(갈아서 걸쭉하게 만든 음식)를 다양한 음식에 곁들이면 보기에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가까운 상점에서 장과를 삽니다. 하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평화롭고 고즈넉한 숲에 들어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선명한 색깔의 달콤한 장과를 찾아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 보십시오. 입맛 돌게 하는 별미를 공짜로 즐기는 정말 괜찮은 방법이 아닙니까! 이 점을 생각하면 시편 필자의 이러한 말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습니까, 오 여호와여! 당신은 그 모든 것을 지혜로 만드셨고, 당신의 산물이 땅에 가득합니다.”—시 104:24.

[각주]

^ 4항 이 기사에 나오는 “장과”라는 말은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되며 다육질의 작은 열매를 두루 가리킨다. 하지만 식물학적으로 보면 “장과”는 대개 씨가 많은 다육질의 단순한 열매를 가리킨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바나나와 토마토도 장과에 해당한다.

[24, 25면 네모와 삽화]

빌베리 (Vaccinium myrtillus)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이 달콤한 장과는 워틀베리라고도 한다. 빌베리는 흔히 소스, 푸딩, 잼, 주스로 만들어 먹는다. 또한 파이와 같은 다양한 과자류에도 들어간다. 신선한 빌베리는 특히 우유와 같이 먹으면 맛이 좋다. 하지만 빌베리로 만든 맛있는 별미를 몰래 혼자 먹을 생각은 않는 것이 좋다. 빌베리를 먹으면 보통 입 안과 입술이 퍼렇게 물들기 때문이다. 여럿이 함께 모여 빌베리를 먹다 보면 소문을 퍼뜨리게 된다는 의미에서 빌베리를 가십베리라고도 한다.

[25면 네모와 삽화]

클라우드베리 (Rubus chamaemorus)

이 장과는 습지와 같이 외떨어진 곳에서 잘 자란다. 핀란드에서는 북부 지역에 더 많다. 비타민 A와 C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클라우드베리는 즙이 많고 영양도 풍부하다. 비타민 C의 함유량은 오렌지의 서너 배나 된다. 클라우드베리는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아 습지의 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달콤한 장과는 여러 가지 후식에 미묘한 맛을 더해 주며 클라우드베리로 담근 과실주는 그 맛이 매우 훌륭하다.

[자료 제공]

Reijo Juurinen/Kuvaliiteri

[25면 네모와 삽화]

린곤베리 (Vaccinium vitis-idaea)

크랜베리와 가까운 친척뻘 되는 이 장과는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린곤베리로 만든 퓌레나 젤리를 저녁 식탁에 곁들여 놓으면 피로 회복에 좋다. 진한 빨간색을 띤 이 장과는 소스, 푸딩, 주스, 과자류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린곤베리는 방부제 역할을 하는 천연 산(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잘 상하지 않는다. 이 장과는 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25면 네모]

그저 재밌기만 한 건 아니에요!

야생 장과를 따는 일은 여러모로 즐겁고 보람 있는 경험이다. * 그렇다고 어려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라플란드에 사는 파시와 투이레 부부는 장과를 따다가 집에서 먹기도 하고 내다 팔기도 한다. 장과를 따다 보면 때때로 모기나 등에 같은 성가신 벌레 떼에 둘러싸이기도 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정말 짜증이 나요. 입하고 눈 같은 데도 들어간다니까요.” 투이레가 몸서리치며 하는 말이다. 하지만 다행히 적절한 옷을 입고 곤충의 접근을 막는 약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보호가 될 수 있다.

사람이 잘 가지 않는 외진 곳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습지를 걸어갈 때는 더욱 그러하다. 땅이 단단해 보여도 사실은 진흙 구덩이일 수 있다. 또한 장과를 따는 작업 자체도 매우 고단한 일이라고 파시와 투이레는 말한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리고 앉아 몇 시간씩 따다 보면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

게다가 장과를 찾는 일도 항상 쉬운 것만은 아니다. “장과가 많은 곳을 발견하려면 끈질기게 찾아다녀야 해요.” 파시의 말이다. “따는 일 자체보다 찾아다니는 일이 더 힘들 때가 많아요”라고 투이레는 덧붙인다. 더구나 장과는 따고 나서 씻어 줘야 하기 때문에 가외로 손이 더 간다.

이처럼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장과를 숲 속에 사는 동물들에게 양보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파시와 투이레처럼 장과 따는 일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 숲이나 습지를 찾아간다. 그들은 야생 장과를 따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불편함쯤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주]

^ 27항 장과라고 해서 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종류에는 독성이 있다. 야생 장과를 따기 전에 먹을 수 있는 종류를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지 알아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