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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내리려면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내리려면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내리려면

전 세계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수천 억 잔에 이릅니다. 커피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료가 되었습니다.

커피 애호가들은 맛있게 내린 에스프레소를 “최고의 커피”로 꼽는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는 설명합니다. “특수한 제조 과정을 거치면서 원두 고유의 특성이 강화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동 잡지는 그 이유를 알려 줍니다. 그 과정에는 곱게 간 커피에 수증기나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키는 작업이 포함됩니다.

커피 업계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스타일의 다양한 음료를 마십니다. 그리고 집에서도 그러한 수준의 맛을 즐기고 싶어 하죠.” 요즈음에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여 집에서도 그러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나라들에서는 가정에서 내려 마시는 에스프레소의 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즐겨 마십니까? 그렇다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배워 보고 싶지 않습니까?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추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본지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사는 커피 로스팅 전문가들인 존과 그의 아버지 제라도에게 그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알맞은 배합 비율

존과 제라도가 소유하고 있는 커피 로스팅 공장의 벽에는 세계 전역에서 수입한 생두가 담긴 자루들이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존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심혈을 기울여 알아낸 배합 비율에 따라 생두를 섞습니다. 원두는 종류별로 고유의 특성이 있어요. 그러한 원두들이 합쳐져서 하나의 독특한 맛을 만들어 내게 되죠. 원하는 맛을 만들어 내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사실, 저는 우리 공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에스프레소의 배합 비율을 알아내기 위해 6개월 동안 실험을 했죠.” 커피 로스팅 업체들이 배합 비율을 기밀로 유지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제라도는 로스팅 과정을 감독하는데, 이 일을 하려면 상당한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로스팅을 통해 커피의 화학적 특성이 크게 변하며 약 500가지의 휘발성 물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원통형으로 생긴 열풍식 로스팅 머신에 생두를 넣고 기계를 가동하면 생두가 뜨거워져 수분과 이산화탄소가 증발하고 생두가 팽창하면서 터지는 소리가 납니다. 생두가 팽창하면 그 안에 있는 세포벽들이 부서지면서 그윽한 향을 내는 기름 성분이 방출됩니다. 이 기름 성분이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을 좌우합니다. 따라서 좋은 맛을 내려면 로스팅 방법 즉 어느 정도의 속도로 열을 가해서 어느 정도까지 로스팅할 것인지를 터득해야 합니다.

제라도는 짙은 갈색으로 변한 뜨거운 원두를 아주 적절한 시점에 철제 바구니에 쏟고 차가운 공기를 불어 넣어 원두가 과도하게 로스팅되지 않게 합니다. “커피 맛이 가장 좋은 때는 로스팅하고 나서 하루나 이틀이 지난 후”라고 존은 말합니다. 그 정도가 지나야 맛을 내는 기름 성분이 안정되어 추출할 준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추출 기술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은 커피를 우려내는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어려운 방법”이라고 존은 설명합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들려면 원두를 갈고(1), 커피 머신에 부착되어 있는 필터 바스켓에 커피 가루를 다져 넣고(2), 에스프레소를 내리는(3) 세 가지 중요한 작업을 균형 잡히게 잘해야 합니다. 존은 이렇게 말합니다. “원두를 알맞게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굵게 갈면 에스프레소가 묽고 싱거워져요. 반대로 너무 곱게 갈면 커피에서 쓴 맛이 나죠. 두 경우 모두 에스프레소가 나왔을 때 크레마, 그러니까 갓 내린 에스프레소 표면에 떠 있는 황금색 거품을 보면 기름 성분이 얼마나 잘 추출되었는지 알 수 있죠.”

존은 얼마의 원두를 갈더니 필터 바스켓에 커피 가루를 넣고 탬퍼라고 하는 기구를 사용해서 단단히 다집니다. 그러자 커피의 표면이 광을 낸 듯 매끄러워집니다. 그런 다음 필터 바스켓을 기계에 고정시키고 펌프를 작동시킵니다. 그러자 갈색을 띤 뜨거운 액체가 흘러나옵니다. 이러한 추출 과정을 수없이 지켜본 존은 곧바로 원두가 너무 굵게 갈아졌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들려면 흔히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곱게 간 커피로 다시 한번 해 보죠. 그리고 커피를 좀 더 세게 다져서 아까보다 천천히 나오게 해 보겠습니다.”

존은 곱게 간 커피를 좀 더 세게 다져 넣은 뒤 기계를 다시 켭니다. 그러자 따뜻하게 데운 꿀처럼 진하고 크레마가 풍부한 에스프레소가 흘러나옵니다. 또다시 군침이 돌게 하는 그윽한 향이 퍼지면서 존이 흐뭇한 듯 미소를 짓습니다. “색깔이 맑게 변하기 시작하는 순간 커피를 그만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색깔이 맑게 변하는 데는 30초 정도 걸립니다. “그 후에도 커피를 더 뽑으면 쓴 맛이 나고 카페인의 양만 늘어날 뿐”이라고 그는 덧붙입니다.

존은 두툼하고 부드러운 크레마가 오래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에스프레소가 아주 맛있게 나온 거 같네요” 하고 말하더니 “커피 드실 분 있으세요?”라고 묻습니다.

커피의 순수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숏 블랙’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에스프레소를 즐깁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원할 경우 약간의 설탕만 넣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우유를 넣어서 카푸치노와 라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에스프레소 스타일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날 우유를 넣어 만든 에스프레소 음료는 에스프레소 음료의 총 판매량 가운데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고 「프레시 컵 매거진」은 알려 줍니다. *

기호에 따라 커피나 차를 잘 우려내 마시면서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분명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평범한 즐거움 가운데 하나입니다. 존은 이렇게 말합니다. “맛있는 음료는 사람들을 함께 모이게 만들죠. 아마 그것이 그런 음료의 가장 좋은 점일 겁니다!”

[각주]

^ 15항 커피와 차에 중독성이 있는 약물인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그리스도인이 마셔도 되는지 염려가 된다면, 자매지인 「파수대」 2007년 4월 15일호에 실린 “독자로부터의 질문” 기사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15면 네모와 삽화]

커피 구입과 보관

“커피는 로스팅한 지 일주일, 갈고 난 뒤 한 시간, 우려낸 후 몇 분이 지나면 맛을 잃기 시작한다”고 한 커피 구입 안내 책자에서는 설명합니다. 따라서 원두를 직접 구입한다면 조금씩 사서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지는 마십시오. 수분을 흡수하여 맛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항상 원두를 갈고 난 뒤 곧바로 커피를 우려내십시오.

[15면 사진 자료 제공]

사진 3: Images courtesy of Sunbeam Corporation, Austr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