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믿음의 본
지혜와 용기와 자기희생적인 태도를 나타낸 여자
에스더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왕좌를 향해 천천히 걸어갑니다. 수산에 있는 페르시아 궁전의 웅장한 왕궁에 갑자기 적막이 감돕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어찌나 조용한지 에스더는 자신의 조심스러운 발걸음 소리와 자신의 옷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거대한 왕궁을 장식하고 있는 아름다운 기둥들과 멀리 레바논에서 수입한 실삼나무로 만든 천장에 새겨진 화려한 문양은 그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그러한 것들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에스더는 오로지 왕좌에 앉아 있는 사람, 자신의 생사를 가름할 바로 그 사람에게만 모든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왕은 자기에게 나아오는 에스더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그에게 금홀을 내밀었습니다. 이 간단한 행동으로 에스더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에스더가 부름을 받지도 않고 왕 앞에 나타남으로 법을 어겼지만, 왕이 그 죄를 묻지 않겠다고 한 것입니다. 에스더는 왕좌에 다가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홀 머리에 손을 댔습니다.—에스더 5:1, 2. *
아하수에로 왕은 어느 모로 보나 엄청난 부와 권력을 소유한 사람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당시 페르시아 군주가 입었던 옷은 지금의 돈으로 환산하면 수천억 원을 호가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에스더는 그에게서 어느 정도 따뜻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왕은 에스더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에스더 왕비, 무슨 일이 있소? 그대의 소청이 무엇이오? 왕권의 절반이라도—그것이 그대에게 주어질 것이오!”—에스더 5:3.
에스더는 놀라운 믿음과 용기를 나타내어, 자신의 동족을 멸절시키려는 계략을 막기 위해 왕 앞에 섰습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지만, 앞으로 더 어려운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센 이 군주를 설득해서, 그가 가장 신임하는 고문관이 사악하게도 왕을 속여 에스더의 동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만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에스더는 어떻게 그를 설득할 것입니까? 우리는 에스더의 믿음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말할 때”를 지혜롭게 선택했다
에스더는 왕궁 신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이야기를 꺼낼 것입니까? 그렇게 한다면 왕이 수치심을 느끼게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왕의 고문관 하만이 에스더의 말에 반론을 제기할 시간을 벌어 줄 수도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어떻게 했습니까? 그보다 여러 세기 앞서, 지혜로운 왕 솔로몬은 영감을 받아 이렇게 썼습니다. “모든 것에는 지정된 때가 있으니, ··· 침묵을 지킬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 (전도 3:1, 7) 에스더의 양아버지인 모르드개는 충실한 사람이었으므로, 어린 에스더를 키우면서 이와 같은 원칙들을 가르쳐 주었을 것입니다. 에스더는 “말할 때”를 주의 깊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왕께서 좋게 여기신다면, 제가 왕을 위하여 마련한 연회에 왕께서 오늘 하만과 함께 와 주셨으면 합니다.” (에스더 5:4) 왕은 그 청을 받아들이고 하만을 불렀습니다. 에스더가 얼마나 지혜롭게 말했는지 보십시오. 그는 남편의 위신을 세워 주고 더 적절한 때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에스더는 사소한 점들까지도 남편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틀림없이 매우 세심하게 연회를 준비했을 것입니다.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좋은 포도주도 준비했습니다. (시 104:15) 아하수에로는 연회를 즐기고 난 뒤 에스더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드디어 에스더가 말할 때가 온 것입니까?
에스더는 좀 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에스더는 왕과 하만에게 다음 날 두 번째 연회에 와 달라고 초대했습니다. (에스더 5:7, 8) 그가 왕에게 할 말을 다음으로 미룬 이유가 무엇입니까? 왕의 포고령으로 인해 에스더의 동족 전체가 죽임을 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매우 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으므로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에스더는 좀 더 기다리면서, 자신이 남편을 진심으로 존경한다는 것을 보여 줄 기회를 한 번 더 만들기로 했습니다.
참을성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소중한 특성입니다. 마음속 가득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애가 탔겠지만, 에스더는 참을성 있게 적절한 때를 기다렸습니다. 우리는 그의 본으로부터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일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권한을 가진 사람을 설득해서 그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에스더의 본을 따라 참을성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잠언 25:15에서는 이렇게 알려 줍니다. “참을성을 보이면 명령자도 권유를 받아들이고, 온화한 혀는 뼈를 꺾을 수 있다.” 에스더처럼 참을성 있게 적절한 때를 기다렸다가 온화하게 말한다면, 단단한 뼈를 꺾듯이 강력한 반대를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에스더의 하느님 여호와는 참을성과 지혜를 나타낸 에스더를 축복해 주셨습니까?
참을성으로 인해 공의가 시행될 길이 열리다
에스더가 참을성을 나타낸 덕분에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연회를 마치고 떠날 때 하만은 “기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잔뜩 우쭐해져 있었습니다. 왕과 왕비가 자기를 각별히 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문을 지나다가 모르드개를 보니, 그 유대인은 이번에도 자기에게 몸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모르드개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하만을 무시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호와 하느님과의 관계와 자신의 양심을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만은 ‘곧 격노로 가득 찼습니다.’—에스더 5:9.
하만은 자신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은 모르드개의 행동에 대해 아내와 친구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22미터가 넘는 높은 기둥을 만들어서 왕의 허락을 에스더 5:12-14.
받아 거기에 모르드개를 매달아 버리라고 부추겼습니다. 하만은 그 말을 듣고 흡족해하며 즉시 모르드개를 죽일 준비를 했습니다.—한편 그날 밤 왕에게는 특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성서는 “왕의 잠이 달아났다”고 알려 줍니다. 그래서 그는 수종을 시켜 왕국의 사적을 기록한 책을 가져와서 읽게 했습니다. 거기에는 아하수에로를 암살하려고 했던 일에 관한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살해하려고 했던 자들이 잡혀서 처형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암살 계획을 알려 준 모르드개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난 왕은 모르드개가 어떤 상을 받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수종들의 대답은 무엇이었습니까? 모르드개가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에스더 6:1-3.
심기가 불편해진 왕은 이 문제를 바로잡을 왕궁 관리가 누가 와 있는지 물었습니다. 마침 그때 하만이 왕의 뜰에 와 있었습니다. 모르드개를 처형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하만은 왕의 허락을 받으려고 그렇게 이른 시간에 뜰에 와 있었던 것입니다. 그가 자기의 청을 말하기도 전에 왕은 하만에게 왕의 은총을 얻은 사람을 가장 영예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하만은 왕이 영예롭게 해 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자기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만은 최대한 호화스러운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에게 왕실 의복을 입히고 왕의 말을 타게 한 다음, 고위 관리 한 사람이 그와 함께 수산을 두루 행진하며 그를 칭송하는 말을 크게 외쳐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영예를 받을 사람이 바로 모르드개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만의 표정이 어땠을지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게다가 왕은 누구를 시켜 모르드개를 칭송하게 했습니까? 바로 하만이었습니다!—에스더 6:4-10.
하만은 그 일을 하기가 죽기보다 싫었겠지만 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그 일을 한 뒤, 분통해하며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친구들은 일이 이렇게 된 것을 보니 분명 좋지 않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만이 유대인인 모르드개와의 싸움에서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에스더 6:12, 13.
에스더가 왕에게 요청하기 전에 참을성을 나타내어 하루를 더 기다린 덕분에 하만이 스스로 자기의 무덤을 파게 된 것이었습니다. 왕이 잠들지 못했던 것도 여호와 하느님이 그렇게 만드셨기 때문이 아닐까요? (잠언 21:1)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에서 “기다리는 태도”를 나타내라고 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미가 7:7) 하느님이 문제를 해결해 주실 때까지 기다린다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용기 있게 말했다
에스더는 왕의 참을성이 더 이상 시험받게 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 연회에서는 모든 것을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말할 것입니까? 때마침 왕은 에스더에게 기회를 주어 그의 청원이 무엇인지 다시 물었습니다. (에스더 7:2) 드디어 에스더가 “말할 때”가 온 것입니다.
아마 에스더는 왕에게 말하기 전에 하느님께 마음속으로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왕이시여, 제가 당신의 눈에 호의를 얻었다면, 또 왕께서 좋게 여기신다면, 저의 청원대로 저의 영혼을 저에게 주시고, 저의 소청대로 저의 민족을 주십시오.” (에스더 7:3) 에스더가 왕이 좋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든 그 판단을 따르겠다고 말한 것에 유의하십시오. 고의로 남편을 무안하게 만든 이전 아내 와스디와는 참으로 달랐습니다! (에스더 1:10-12) 또한 에스더는 왕이 하만을 신임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난조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왕에게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왕은 에스더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고 한편으로는 매우 에스더 7:4) 에스더가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도 자기들이 단지 종으로 팔리기만 하는 것이었다면 잠잠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 점에 유의하십시오. 하지만 민족 전체를 말살시키는 것은 왕에게 너무나 큰 손실이 될 것이었으므로 에스더는 잠잠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놀랐습니다. 누가 감히 자신의 왕비에게 위협을 가한다는 말입니까? 에스더는 계속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곧 저와 저의 민족은 멸절되고 죽임을 당하고 멸하여지도록 팔렸습니다. 저희가 남종과 하녀로 팔리기만 했어도, 저는 잠잠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고난이 왕께 손해를 입히는 것이라면 합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에스더의 본을 통해 우리는 설득하는 기술에 대해 많은 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심각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참을성과 존중심을 가지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잠언 16:21, 23.
아하수에로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자가 누구요? 감히 그렇게 하려고 한 그자가 도대체 어디 있소?” 에스더가 “적대자요 적인 그 사람은 이 악한 하만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하만을 가리키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보십시오. 에스더의 목소리가 매섭게 울려 퍼지자 하만은 잔뜩 겁에 질립니다. 그토록 신임하던 고문관이 자신을 속여서 사랑하는 아내를 죽게 만드는 칙령에 서명하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 변덕스럽고 난폭한 군주의 얼굴이 분노로 타오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왕은 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정원으로 나갔습니다.—에스더 7:5-7.
교활한 겁쟁이인 하만은 계략이 탄로나자 왕비의 발치에 꿇어 엎드렸습니다. 왕이 방으로 돌아와 보니 하만이 침상에 있는 에스더에게 간청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격노한 왕은 하만이 왕의 집에서 왕비를 강간하려 한다고 호통을 쳤습니다. 왕의 그 외침은 하만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는 얼굴이 가려진 채 밖으로 끌려 나갔습니다. 그때 한 궁정 관리가 하만이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만든 높은 기둥이 있다고 왕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즉시 아하수에로는 하만을 그 기둥에 매달라고 명령했습니다.—에스더 7:8-10.
오늘날 세상은 매우 불공정하기 때문에 공의가 결코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당신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에스더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결코 비관적이 되지 않았으며, 결코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때가 되자 에스더는 용감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했고 여호와께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실 것임을 굳게 믿었습니다. 우리도 에스더를 본받아야겠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에스더의 시대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십니다. 그분은 오늘날에도 악한 자들과 간사한 자들이 하만처럼 자기가 놓은 덫에 빠지게 하실 수 있습니다.—시 7:11-16.
여호와와 그분의 백성을 위해 자기희생적으로 행동했다
드디어 왕은 모르드개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가 자신을 지켜 준 충신일 뿐만 아니라 에스더의 에스더 8:1, 2.
양아버지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하수에로는 하만을 대신해서 모르드개를 새로운 총리로 임명하고 하만의 집과 그의 막대한 재산은 에스더에게 주었습니다. 에스더는 그 모든 것을 모르드개에게 맡겼습니다.—에스더 왕비는 자신과 모르드개가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이제 마음 놓고 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그는 그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하만의 포고령이 그때 이미 제국 전역으로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이전에 하만은 부르 즉 제비를 뽑는 영매술 행위를 해서 이 사악한 공격을 실행할 적절한 때를 정해 놓았습니다. (에스더 9:24-26) 아직 그때가 되려면 여러 달이 남아 있었지만,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끔찍한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까?
에스더는 자기희생적인 태도를 나타내어 다시 한번 목숨을 걸고, 왕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왕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자신의 백성을 위해 울면서 남편에게 그 끔찍한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탄원했습니다. 하지만 페르시아에서 왕의 이름으로 제정된 법령은 취소될 수 없었습니다. (다니엘 6:12, 15) 그래서 왕은 에스더와 모르드개에게 새로운 법령을 제정할 권한을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두 번째 포고령을 내려서 유대인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파발꾼들은 말을 타고 제국 전역을 신속히 다니며 유대인들에게 이 좋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절망에 빠져 있던 수많은 사람의 마음이 이제 희망으로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에스더 8:3-16) 광대한 제국 전역에 걸쳐 유대인들이 무장을 하고 전투 준비를 하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새로운 법령이 아니었더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자신의 백성과 함께하실 것입니까?—사무엘 첫째 17:45.
드디어 하만이 정해 놓은 날이 왔을 때, 하느님의 백성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페르시아의 관리들 중 상당수도 유대인인 모르드개가 새로운 총리로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멀리서 듣고 이제 유대인의 편에 섰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백성에게 큰 승리를 안겨 주셨습니다. 그분은 틀림없이, 자신의 백성이 끔찍한 보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적들이 철저한 패배를 당하게 하셨을 것입니다. *—에스더 9:1-6.
하만의 집을 감독하게 된 모르드개는 그 사악한 사람의 열 아들이 살아 있는 한 결코 안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 아들들도 죽임을 당했습니다. (에스더 9:7-10) 그리하여 성서의 예언이 성취되었는데, 이전에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사악하게 대적한 아말렉 사람들이 철저히 멸망될 것이라고 예언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신명 25:17-19) 하만의 아들들은 아마도 그 정죄받은 민족 가운데서 맨 마지막까지 생존한 자들 중에 포함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에스더는 젊은 나이에 대단히 무거운 책임을 맡았습니다. 전쟁을 벌이고 적들을 처형하라는 왕실 법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일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호와의 뜻이 이루어지려면 그분의 백성이 멸망되지 않도록 보호를 받아야 했으며, 이스라엘 민족이 모든 인류의 희망의 근원인 약속된 메시아를 산출해야 했습니다! (창세 22:18) 그런데 메시아인 예수는 이 땅에 오셨을 때 제자들에게 더 이상 육적인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오늘날 하느님의 종들은 그 명령에 기쁘게 순종하고 있습니다.—마태 26:52.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전쟁을 해야 합니다. 사탄이 여호와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파괴하려고 이전 어느 때보다도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고린도 둘째 10:3, 4) 에스더와 같은 훌륭한 본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도 에스더처럼 지혜롭고 참을성 있는 태도로 설득력 있게 말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고, 자기희생적으로 기꺼이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행동을 취함으로 믿음을 나타내도록 합시다.
[각주]
^ 4항 이 연재 기사의 앞 기사에서는 고아인 에스더가 어떻게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촌 오빠 모르드개에게 입양되어 훗날 페르시아 왕 아하수에로의 아내가 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왕의 고문관 하만은 모르드개의 동족인 유대 민족을 멸절하려고 사악한 계략을 꾸몄다. 모르드개는 에스더를 설득하여 왕에게 나아가 유대 민족을 위해 탄원해야 한다고 말했다.—「파수대」 2011년 10월 1일호에 실린 기사 “훌륭한 믿음의 본—하느님의 백성의 편에 선 여자” 참조.
^ 32항 왕은 유대인들이 적들을 완전히 없애 버리도록 하루를 더 허락했다. (에스더 9:12-14) 오늘날까지도 유대인들은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해당하는 아달월에 그날의 승리를 기념한다. 이 축제를 부림절이라고 하는데, 그 이름은 하만이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기 위해 뽑은 제비에서 유래했다.
[28면 네모]
에스더에 관한 질문
에스더가 여호와를 숭배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모르드개가 허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부 학자들은 모르드개가 기회주의자라서 자기 위신을 세우기 위해 에스더가 왕과 결혼하기를 바랐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충실한 유대인이었던 그가 그러한 결혼을 좋아했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명 7:3) 고대 유대인의 전승에 따르면, 모르드개는 그 결혼을 막으려 했다고 합니다. 신과 같은 권력을 휘두르는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에 사는 일개 외국인이었던 모르드개와 에스더에게는 그 문제와 관련하여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자, 여호와께서 자신의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에스더가 그러한 결혼을 하게 하셨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에스더 4:14.
에스더기에 하느님의 고유한 이름인 여호와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에스더기의 영감받은 필자는 모르드개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책은 처음에는 페르시아의 공식 문서들과 함께 보관되어 있다가 후에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가져왔을 것입니다. 그 책에 여호와의 이름이 나온다면 페르시아의 신들을 섬기는 사람들이 그 책을 없애려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그 책에 기록된 사건에 여호와께서 개입하셨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히브리어 원문에는 하느님의 이름이 감추어진 곳이 있습니다. 연속되는 각 단어의 첫 글자나 마지막 글자들을 조합하면 하느님의 이름이 되도록 의도적으로 단어들을 배열해 놓은 것 같습니다.—에스더 1:20, 영문 신세계역 참조주 성경 각주 참조.
에스더기의 내용은 역사적으로 부정확합니까?
비평가들은 그렇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에스더기의 필자가 페르시아의 왕실과 건축물 그리고 관습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세세한 점들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현존해 있는 세속 기록 가운데서 에스더 왕비에 관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공식 기록에서 왕실의 특정 인물에 관해 고의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세속 기록들에는 마르두카라는 사람이 에스더기가 묘사하는 시대에 수산에서 왕궁 관리로 일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이름은 모르드개의 페르시아식 이름입니다.
[29면 네모]
예언의 성취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싸우면서 또 다른 성서 예언도 성취시켰습니다. 그때로부터 1200여 년 전에, 족장 야곱은 여호와의 영감을 받아 그의 아들들 중 한 명에 관해 이렇게 예언했습니다. “베냐민은 이리처럼 계속 찢으리라. 아침에는 잡은 짐승을 먹고 저녁에는 포획한 것을 나누리라.” (창세 49:27) 이스라엘 왕조의 “아침”에 해당하는 시대에, 베냐민의 자손 중에는 사울 왕을 비롯해서 여호와의 백성을 위해 싸운 강한 전사들이 있었습니다. 그 왕실 역사의 “저녁”때 즉 그 왕조가 몰락한 후에, 베냐민 지파였던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여호와의 적들과 전쟁을 벌여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하만의 광대한 소유지가 그들에게 돌아갔으므로 포획한 것을 나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5면 삽화]
에스더는 왕이 자비를 보여 준 것에 대해 겸손한 태도로 감사를 나타냈습니다
[26, 27면 삽화]
에스더는 용기 있게 하만의 사악한 계략을 폭로했습니다
[28, 29면 삽화]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페르시아 제국의 유대인들에게 포고령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