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모든 민족”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할 예수의 제자들 앞에는 어떤 장애물이 있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만만찮은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그들에게 “가서 모든 민족의 사람들을 제자로 삼”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제자들이 그 일을 수행하면, 마침내 “왕국의 좋은 소식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해 사람이 거주하는 온 땅에 전파될 것”이었습니다.—마태 24:14; 28:19.

² 제자들은 예수와 좋은 소식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사명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수가 매우 적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알리던 예수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교육을 받지 못한 보통 사람”으로 여겨졌습니다. (사도 4:13)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명성 있는 종교 지도자들—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구한 전통을 교육받은 사람들—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소식을 전해야 했습니다. 제자들은 고국에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영화를 누리던 로마 제국 전체와 비교하면 참으로 하찮은 나라였습니다.

³ 더욱이 예수께서는 제자들이 미움과 박해를 받을 것이며, 그들 중 얼마는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습니다. (누가 21:16, 17) 그들은 배반, 거짓 예언자, 불법의 증가와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마태 24:10-12) 만일 그들이 전하는 소식이 어디에서나 환영을 받는다 해도, 그들이 어떻게 그 소식을 “땅의 가장 먼 곳까지” 전할 수 있겠습니까? (사도 1:8) 제자들은 그러한 어려움을 생각하면 정말 막막했을 것입니다!

4. 1세기의 제자들은 얼마나 성공적으로 전파 활동을 수행했습니까?

⁴ 제자들이 어떤 염려를 했든, 그들은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에서만이 아니라 당시 알려진 세계 전역에서 좋은 소식을 부지런히 전했습니다. 제자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좋은 소식은 30년도 안 되는 사이에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피조물 가운데 전파되”었으며 “온 세상에서 ··· 열매를 맺으며 자라” 갔습니다. (골로새 1:6, 23) 예를 들어, 키프로스 섬에서 로마 속주 총독인 세르기오 바울로는 사도 바울이 한 말과 행동을 보고 “신자가 되었습니다. 여호와의 가르침에 크게 놀랐던 것입니다.”—사도행전 13:6-12 낭독.

5. (ㄱ)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까? (ㄴ) 1세기의 상황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어떤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까?

⁵ 예수의 제자들은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전파 활동을 완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서 예수께서는 자신이 그들과 함께할 것이며 성령이 그들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 28:20) 어떤 면에서 보면, 당시의 세계 상황은 왕국 전파 활동에 유리했을 것입니다. 「초기 교회의 복음 전파」(Evange-lism in the Early Church)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세계 역사에서 아마도 기원 1세기만큼 사람들이 초기 교회를 받아들이기에 좋은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 2세기 무렵 그리스도인들은 ··· 세상이 그리스도교의 탄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섭리였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6. (ㄱ) 이 기사와 (ㄴ) 다음 기사에서는 무엇을 살펴볼 것입니까?

⁶ 전파 활동이 광범위하게 수행되도록 하느님께서 1세기의 상황에 어느 정도나 개입하셨는지 성경은 알려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여호와께서는 좋은 소식이 전파되기를 바라셨지만, 사탄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어떤 요인들 때문에 1세기가 다른 시대보다 전파 활동에 유리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현대에 어떤 요인들이 좋은 소식을 땅끝까지 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볼 것입니다.

7. 팍스 로마나란 무엇이며, 그 시기는 왜 특별했습니까?

⁷ 몇 가지 면에서 1세기에 로마 제국의 상황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유리했습니다. 예를 들어, 당시는 팍스 로마나 즉 로마의 평화라고 불리는 시기였습니다. 광대한 로마 제국은 영토 전체에서 안정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예수께서 예언하셨듯이 때때로 ‘전쟁과 전쟁에 관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마태 24:6) 기원 70년에는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멸망시켰으며, 로마 제국의 국경 근처에서 소규모 전투들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 시대부터 약 200년 동안 지중해 지역에는 비교적 분쟁이 없었습니다. 한 참고 문헌은 이렇게 기술합니다. “인류 역사상 그때만큼 오랫동안 전반적으로 평온이 유지된 적은 없었다. 그 이후로도 그처럼 많은 사람이 그렇게 지속적인 평화를 누린 때는 없었다.”

8. 당시의 평화로운 상황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었습니까?

⁸ 3세기의 신학자인 오리게네스는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기술했습니다. “만일 당시에 많은 왕국이 존재했다면, 예수의 가르침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는 데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 ··· 나라마다 남자들이 군에 징집되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예수께서 오실 무렵 전반적인 국제 정세가 바뀌어 더 평온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면, 평화를 전파하고 적들에게 복수하는 것조차 금하는 예수의 가르침이 어떻게 조금이라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겠는가?” 왕국 선포자들은 로마 제국에서 박해를 받기는 했지만, 비교적 평화로운 당시의 상황은 평화를 추구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로마서 12:18-21 낭독.

9, 10. 로마 제국에서 제자들이 비교적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⁹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의 도로망을 잘 활용했습니다. 로마는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강력하고 효율적인 군대를 두었습니다. 군대를 신속히 이동시키려면 잘 닦인 도로가 필요했는데, 로마인들은 도로를 건설하는 데 능숙했습니다. 로마의 기술자들은 거의 모든 속주를 연결하는 8만 킬로미터가 넘는 도로를 건설했습니다. 도로들은 숲을 지나고 사막을 가로지르고 산들을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¹⁰ 로마인들은 잘 갖추어진 도로에 더해 하천과 운하를 따라 나 있는 약 2만 7000킬로미터의 뱃길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로마의 배들은 수백 개의 항구를 연결하는 약 900개의 바닷길을 따라 여행했습니다. 그 덕분에 그리스도인들은 로마 제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에 어려움이 따르기는 했지만, 사도 바울과 그의 일행은 여권이나 비자 없이 제국 전역을 두루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출입국 심사나 세관 검사가 없었습니다. 범죄자들이 로마 당국의 처벌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도로는 비교적 안전했습니다. 바닷길을 이용한 여행도 안전한 편이었는데, 로마 해군이 해적으로부터 항로를 지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몇 차례 파선을 당했고 바다 여행에는 그 나름의 위험이 있었지만, 성경에는 그가 배를 타고 가다가 해적을 만났다는 언급은 없습니다.—고린도 후서 11:25, 26.

11. 제자들이 그리스어를 활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¹¹ 널리 통용되던 그리스어인 코이네는 그리스도인 회중에서 원활한 의사소통과 연합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 활동을 하면서 그리스어가 널리 보급되고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종들은 모든 부류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었으며, 그 덕분에 좋은 소식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집트의 유대인들이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옮긴 「칠십인역」도 나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번역판에 친숙했으며, 그리스도의 초기 제자들은 그 성경을 자주 인용했습니다. 그리스어는 그리스도인들이 글을 쓰는 데도 이상적인 언어였습니다. 그리스어는 어휘가 매우 풍부했고, 영적인 문제를 설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표현들이 많았습니다.

12. (ㄱ) 책자본이란 무엇이며, 두루마리에 비해 어떤 이점이 있었습니까? (ㄴ) 그리스도인들이 책자본을 널리 사용하게 된 것은 언제였습니까?

¹² 그리스도인들은 봉사하면서 어떻게 성경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까? 두루마리는 가지고 다니면서 사용하기가 불편했습니다. 양피지로 된 두루마리는 감았다 풀었다 해야 했고, 대개 한쪽 면에만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마태복음만 해도 두루마리 하나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책의 초기 형태인 코덱스 즉 책자본이 나왔습니다. 책자본은 낱장들을 모아 한 권으로 묶어 놓은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책자본을 펼쳐서 성구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언제부터 책자본을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 참고 문헌은 이렇게 기술합니다. “2세기에는 그리스도인들이 책자본을 매우 널리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책자본이 처음 도입된 시기는 기원 100년이 되기 훨씬 전이었을 것이다.”

13, 14. (ㄱ) 바울은 자신의 로마 시민권을 어떻게 활용했습니까? (ㄴ) 로마법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었습니까?

¹³ 로마 제국 전역에서 로마법이 시행되었으며, 로마 시민권자에게는 유리한 권리와 면제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로마 시민이었던 바울은 자신의 시민권을 몇 차례 활용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채찍질을 당할 상황에 처했을 때, 사도 바울은 로마 장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로마인을 유죄 판결도 내리지 않은 채 채찍질해도 됩니까?” 그렇게 하는 것은 불법이었습니다. 바울이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로마 시민이라고 밝히자 “그를 고문하려던 사람들이 즉시 그에게서 물러났습니다. 부대장은 [바울이] 로마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를 쇠사슬로 묶었던 일 때문에 두려워했습니다.”—사도 22:25-29.

¹⁴ 빌립보에서 바울은 로마법에 따른 시민권을 행사하여 관리들이 자신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 놓을 수 있었습니다. (사도 16:35-40) 에베소에서 시 서기장은 성난 폭도를 진정시킨 후 로마의 법 제도를 언급했습니다. (사도 19:35-41) 바울은 카이사레아에서 상소했기 때문에 카이사르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변호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사도 25:8-12) 따라서 로마법은 “좋은 소식을 변호하고 법적으로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빌립보 1:7.

15. 1세기에 유대인 공동체는 얼마나 널리 퍼져 있었습니까?

¹⁵ 로마 제국 전역에 유대인 공동체가 널리 흩어져 있었던 것도 그리스도인들이 복음 전파 활동을 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수 세기 전에 아시리아인들이, 그리고 그 후에는 바빌로니아인들이 유대인들을 고국에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기원전 5세기에는 이미 페르시아 제국의 127개 속주에 유대인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에스더 9:30) 예수께서 지상에 계실 때에는 그리스, 소아시아, 메소포타미아는 물론 이집트와 북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도 유대인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로마 제국의 인구 6000만 명 중에 14명당 1명 정도가 유대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가는 곳마다 자신들의 종교도 가져갔습니다.—마태 23:15.

16, 17. (ㄱ) 유대인 공동체가 널리 퍼져 있었던 것이 많은 비유대인에게 어떻게 유익했습니까? (ㄴ) 1세기의 제자들은 유대인들의 어떤 숭배 방식을 받아들였습니까?

¹⁶ 유대인들이 널리 퍼져 살았기 때문에, 많은 비유대인들이 히브리어 성경에 친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비유대인들은 참하느님이 한 분뿐이고 그분을 섬기는 사람들은 높은 윤리적·도덕적 표준을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히브리어 성경에는 메시아에 관한 예언이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누가 24:44) 유대인과 비유대인들은 모두 히브리어 성경이 영감받은 하느님의 말씀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바울은 의로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할 때 공통 기초를 놓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울은 자주 유대인 회당에 들어가 성경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토론하곤 했습니다.—사도행전 17:1, 2 낭독.

¹⁷ 유대인들에게는 확립된 숭배 방식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회당이나 야외의 정해진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모임에서 함께 노래하고 기도하고 성경을 토의했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회중에서도 그와 비슷한 방식을 따릅니다.

18, 19. (ㄱ) 1세기의 상황은 어떤 일에 도움이 되었습니까? (ㄴ) 이 기사를 살펴보면서 당신은 여호와에 대해 어떤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까?

¹⁸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1세기의 여러 상황이 놀랍게 어우러져 좋은 소식을 전파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팍스 로마나, 여행하기에 비교적 편리한 환경, 널리 통용된 언어, 로마법,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 공동체 등의 요인은 예수의 제자들이 하느님이 맡기신 전파 활동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¹⁹ 그보다 약 400년 전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저술한 책에 나오는 한 등장인물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를 만든 조물주이자 아버지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분을 발견한다 해도 그분에 관해 모든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도 하느님께는 가능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18:27) 우주의 창조주께서는 사람들이 그분을 발견하고 알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또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든 민족의 사람들을 제자로 삼”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 28:19) 여호와 하느님의 도움이 있다면 그 사명을 완수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그 일이 우리 시대에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 살펴볼 것입니다.